매체와 Match/TV 프로그램5 축구 좋아하세요? (103일차) "당신은 괜찮은 남자지만 축구만 만나면 바닥이 드러나. 유치하고 방어적이고 심술을 부리지." - 넷플릭스 잉글리시 게임 중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과거를 돌아보면, 과거의 우리가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을 하면서 살았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한 선수의 이적료로 1억 유로가 넘는 거래가 빈번한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지만 축구에 돈이 개입되는 걸 불경 시 여기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잉글리시 게임은 축구가 소수의 귀족과 부르주아의 전유물이었던 시절에서 모두의 스포츠로 변하게 된 첫걸음에 대한 이야기이며 리버풀이 항상 EPL이나 챔피언스 리그 타이틀을 위해 가는 길에 걸림돌로만 여겨졌던 FA컵이 한 때 이들에게 이렇게나 중요한 경기였음을 얘기해 주는 드라마이다. 넷플릭스는 첫 결제 후 한 두 달 정도 .. 2022. 6. 21. 너의 꽃밭 따위 관심도 없다 (49일차)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사람들의 화살이 유재석에게 향하는지. 유재석이 가진 예능에서의 영향력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윤석열의 유퀴즈 출연에 관한 책임을 유재석이라는 한 개인에게 지우는 시선은 비상식적이고 부당하다. 극히 일부의 무지한 인간들이 유퀴즈의 정치 편향에 대해 유재석에게 답을 강요하고 있고 이를 또 일부 바퀴레기들이 옮겨 적으면서 문제가 이상한 방향으로 틀어졌다. 유재석이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방송계를 그야말로 씹어 먹었지만 단 한 번도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드러내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자 그를 지지하고픈 마음에 윤석열의 출연을 제작진에게 요청했다는 말인가? 이런 생각이 상식적인가? 몰지각한 인간들의 비상식적인 댓글은 제쳐두고, 아무런 생각이나 .. 2022. 4. 28. 나의 해방일지에 관한 단상 (43일차) 연기를 한다는 건 TV 앞에 앉아 있는 관객을 설득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과 전달하고자 하는 말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충분히 있을 법한 일이라고 관객을 납득시키는 행위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드문 표현이거나 실생활에선 사용하지 않을 법한 문어적 표현이거나 듣기에 간지러울 수 있는 글이 배우의 입을 통해 말로 바뀌는 순간 설득이 되는 경우가 있다. 딱 '나의 아저씨'에서의 아이유 이지은의 연기가 그랬다. 전혀 현실에서의 인간에게서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대사가 이지은이 말로 내뱉는 순간 '아! 그렇지. 저 상황에선 그럴 수 있겠구나.'라고 수긍하고 감탄하게 되었다. 혹시 이지은이라는 개인은 그녀가 가진 인기와 부/명예/스타성과는 별개로 이지안처럼 내면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 2022. 4. 22. 골때리는 그녀들 (14일차) 나미춘(나 미쓰 춘향이오! 의 준말) 윤태진의 팬이다. 실은 국내 축구 중계의 최고봉이자 독립유공자의 후손인 배뚠뚠 배성재의 팬이었으나 SBS가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놓친 이후로 배뚠뚠은 라디오로 기어 들어갔고, 그렇게 만들어진 배성재의 텐을 즐겨 듣다가 배텐 개국공신이며 뛰어난 순발력과 애교(+미모)를 지닌 나미춘 윤태진에게 스며들었다. 골 때리는 그녀들도 시즌2가 되고 FC 아나콘다에 윤태진이 나오면서부터 챙겨보게 되었지. 여자들이 축구를?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남자들이 군대 얘기랑 축구 얘기하는 것 아니었나? 남자들이 웨지힐이니, 스틸리토니, 펌프스니 하는 것에 대해 문외한인 것처럼 여자들은 오프사이드나 프리킥이 뭔지도 모르는 거 아녀? 그런데 여자들이 축구를 한다. 그것도 자신들이 가진 온 .. 2022. 3. 25. 닥터 브레인에 대한 험담 (3일차) 이름이란 게 있다. 예를 들면 봉준호나 박찬욱의 영화나 아이유의 음악, 유시민이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김어준의 팟캐스트, 마유키 이토(伊藤舞雪) 양의 야동, 애플의 신제품 등은 굳이 시간을 들여 사전조사를 하지 않아도 그 이름만 보고 그냥 구매 버튼을 눌러도 된다는 얘기다. 볼 것도 없이 좋다는 것이고 믿을 수 있다는 얘기지. 닥터 브레인을 보았다. 김지운이란 이름에 대한 꽤 높은 신뢰가 있었다. 그런데 왜 이런 작품을 연출했을까? 돈 때문이었나? 이 작품이 애플 tv+의 한국 론칭에 회심의 작품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특히 마지막 6화는 정말 불세출의 졸작이다. 70대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 상상력으로 쓴 것처럼 보이는 각본과 그에 잘 어울리는 느슨하고 늘어지는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은 흡사.. 2022. 3. 1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