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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 금연4

혹부리 중년의 금연 (45일차) 작년 겨울 오른쪽 목에 작고 이상한 혹 같은 게 생겨서 분당 서울대 병원에 가서 별 희한한 검사들을 더럽게 비싸게 주고 두 달에 걸쳐서 받았더니 결론적으로 암이라거나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혹에 무언가 찐득한 액체가 차 있는데 의사들도 그 정체를 꺼내서 볼 때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수술을 통해 제거를 하면 되지만 수술 후 목에 5 cm 정도의 흉터가 생기게 된다고 했다. 당시 의사는 목에 혹이 있는 게 미용상 문제일 뿐 꼭 수술을 해야 하는 건 아니고 통증이 없으면 그냥 살아도 되니 수술 여부를 스스로 알아서 결정하라고 했다. 당장 째서 이상한 액체라는 걸 목에서 꺼내고 싶었지만 목에 흉터가 생기는 게 두려워 경과를 좀 두고 보자는 식으로 얘기를 했더니 의사가 하는 말이 담배를 끊고 살.. 2022. 4. 24.
탈모에 관한 단상 (29일차) "머리카락이 후퇴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뱅크 회장 손정의 강연 중 친가 외가 통틀어서 탈모인이 없는데 하필 나만 유일하게 탈모가 왔다. 친척 중 가장 대책 없는 인간이기도 한데 하필 나에게 이런 큰 시련이 덜컥 찾아와 버렸다. 찾아보니 일찍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께서 젊은 시절부터 탈모가 있으셨다고 어머니가 뒤늦게 실토하시더군. 흠. 근데 그걸 왜 스무 명이나 되는 손주 중에 유독 나에게만 물려주셨을까? 나를 특별히 사랑하셨나? 고인을 원망하지는 않으련다. 방탕했던 젊은 시절을 돌아보며 반성하는 수밖에. 그냥 열심히 먹고 바르다 보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라고 하기엔 이미 10년 가까이 먹어왔다. 쳇! 빨리 탈모가 치료 가능한 질병이 되는 세상이 오길 기도해 본다. .. 2022. 4. 8.
다이어트 (6일차) 왜 항상 화가 나 있었을까? 안 그런 척 했지만 스무 살의 나는 항상 화가 나 있어서 지나가는 모든 것들에 으르렁 댔다. 뭐 솔직히 지금도 많이 달라지지는 않은 것 같지만... 흥! 반면 아주 잘 자란 친구들이 있다. 매사 최선을 다하고 세상을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인간의 실수에 너그럽지만 그렇다고 불의를 보면 참지는 않는 사람들이 있다. 타인의 친절에 대해 그 저의를 의심하지 않고 어떤 콤플렉스도 없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보면 심사가 뒤틀린다. 한 대 쥐어박고 싶어 진다. 오늘 하루 종일 몸에 해로운 라볶이만 먹어서일까? 괜히 생각이 삐딱하다. 윽! 그러면 내일은 더 해로운 걸 먹어볼까? 그런데 라볶이보다 다이어트에 더 안 좋은 음식은 어떤 게 있지???? 내가 하는 게 다이어트이긴 한 건가? .. 2022. 3. 16.
금연과 다이어트에 대한 단상 (2일차) 이젠 담배를 피우면 머리가 아프고 목이 갑갑해진다. 그런데도 완전히 끊을 수 없는 자신이 한심하다. 그 첫 한 모금이 정말 간절할 때가 있지만 그 한 모금을 빨고 나서 두 모금째부터 후회하기 시작한다. 뇌는 쾌락을 위해 자신의 건강에 치명적인 것일지라도 스스로를 속이고 온갖 이유를 생각해내며 한 모금할 것을 끊임없이 설득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나에겐 음식에 대한 욕구가 담배에 대한 욕구를 능가한다. 일찍 잠에 들지 않으면 어김없이 치킨과 떡볶이 같은 것들의 식감이 떠오르고 그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 배달앱을 서성이게 된다. 돌아보니 대학을 졸업한 이후 어떠한 욕구가 생기면 그 욕구를 이루려는 노력만을 필사적으로 해 왔지 한 번도 어떠한 욕구에 대해서도 통제를 하려는 시도조차 한 적도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 2022.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