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편지2 모순 2 (50일차) 김광석, 김현식, 김정호, 커트 코베인... 긴 우울의 터널을 결국 지나지 못하고 요절한 인간들. 가끔 헷갈린 답니다. 죽어버려서 좋아하게 된 건지 좋아했는데 죽어버린 건지.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버려서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요. 당신과 처음 만났던 순간의 스무살 때의 나처럼 말이지요. 그저 청바지에 노란색 남방을 입고 앳된 얼굴로 나에게 달려 오던 당신의 모습만 기억이 나네요. 당신을 안아 주었던가요? 아니면 빤히 쳐다보던 당신에게 쭈뻣쭈뻣 말도 잘 걸지 못했었나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답니다. 가장 반짝반짝 거리는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게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물론 당신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당신을 떠남으로서만 당신을 사랑합니다. 준비운동 OK 플랭크 OK 악력기 OK 스쿼트 OK 팔굽혀펴기 O.. 2022. 4. 29. 모순 1 (41일차) 모순(矛盾) - 말이나 행동의 앞뒤가 일치되지 아니함. 우울증에 걸린 재벌가 3세 당구장에서 맛세이를 치고 있는 승복을 입은 스님 부서질 듯 가녀린 얼굴에 글래머러스한 바디라인을 가진 여자 홈쇼핑에서 한 겨울에 파는 에어컨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목사 일 벌리길 좋아하는, 열정으로 가득 찬 공무원 PC 하드디스크에 500기가 바이트의 야동을 저장하고 있는 사법연수원생 잘생긴 외모를 지니고 대기업에 다니는 몸짱 숫총각 가터벨트를 차고 매일 밤 클럽을 들락거리는 숫처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지만 아주 간혹 주위에 있는 것들. 그리고 그 모순된 것들이 잘 섞이면 때로 시너지 효과는 몇 곱절이 되어 사람들은 열광하게 된다. 하지만 "당신을 떠남으로써만 당신을 사랑한다." 라는 말 같지도 않은 변명 따위. 그저 궁색.. 2022. 4.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