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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2

혹부리 중년의 금연 (45일차) 작년 겨울 오른쪽 목에 작고 이상한 혹 같은 게 생겨서 분당 서울대 병원에 가서 별 희한한 검사들을 더럽게 비싸게 주고 두 달에 걸쳐서 받았더니 결론적으로 암이라거나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혹에 무언가 찐득한 액체가 차 있는데 의사들도 그 정체를 꺼내서 볼 때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수술을 통해 제거를 하면 되지만 수술 후 목에 5 cm 정도의 흉터가 생기게 된다고 했다. 당시 의사는 목에 혹이 있는 게 미용상 문제일 뿐 꼭 수술을 해야 하는 건 아니고 통증이 없으면 그냥 살아도 되니 수술 여부를 스스로 알아서 결정하라고 했다. 당장 째서 이상한 액체라는 걸 목에서 꺼내고 싶었지만 목에 흉터가 생기는 게 두려워 경과를 좀 두고 보자는 식으로 얘기를 했더니 의사가 하는 말이 담배를 끊고 살.. 2022. 4. 24.
금연과 다이어트에 대한 단상 (2일차) 이젠 담배를 피우면 머리가 아프고 목이 갑갑해진다. 그런데도 완전히 끊을 수 없는 자신이 한심하다. 그 첫 한 모금이 정말 간절할 때가 있지만 그 한 모금을 빨고 나서 두 모금째부터 후회하기 시작한다. 뇌는 쾌락을 위해 자신의 건강에 치명적인 것일지라도 스스로를 속이고 온갖 이유를 생각해내며 한 모금할 것을 끊임없이 설득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나에겐 음식에 대한 욕구가 담배에 대한 욕구를 능가한다. 일찍 잠에 들지 않으면 어김없이 치킨과 떡볶이 같은 것들의 식감이 떠오르고 그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 배달앱을 서성이게 된다. 돌아보니 대학을 졸업한 이후 어떠한 욕구가 생기면 그 욕구를 이루려는 노력만을 필사적으로 해 왔지 한 번도 어떠한 욕구에 대해서도 통제를 하려는 시도조차 한 적도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 2022.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