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구를 추구

펩 과르디올라 vs 위르겐 클롭 (32일차)

by 달성 2022. 4. 12.

"축구는 인생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 카를로 안첼로티, 2005년 AC밀란 감독 시절 챔스 결승전에서 리버풀에게 '이스탄불의 기적'을 당해 패한 후 진행한 그날 저녁 술자리 인터뷰 중

 


리버풀 vs 맨체스터 시티. 리그 1위 승점 73점 vs 리그 2위 승점 72점 팀 간의 대결이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한 축구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팀이 리그에서 만났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 최고의 축구 경기를 보고 싶으면 엘 클라시코(바르셀로나 vs 레알 마드리드)를 보면 되었지만 현재는 이 두 팀의 경기를 봐야 한다. 펩 과르디올라는 선수 시절에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였으나 위르겐 클롭은 스스로 밝히길 본인은 기술적 역량은 5부 리그 수준, 전술적 이해도는 1부 리그 수준, 그래서 총합 2부 리그 수준의 축구선수였다고 말했다. 두 감독의 총 상대 전적은 8승 6무 8패였고 가장 최근 대결은 지난해 10월 EPL 7라운드 맞대결에서 2:2 무승부였다.

 

볼빨간 김덕배 - 도대체 이 선수를 어떻게 해야 막을 수 있을까?


후반 초반 15분 정도를 제외하면 경기 내내 맨시티가 주도한 경기였지만 축구가 실수의 스포츠란 걸 증명이라도 하듯 맨시티의 순간적인 빈 곳을 리버풀은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고 결과는 또다시 2:2 무승부.

 

경기 직후 두 명장의 하이파이브 - 둘은 공개적으로 서로를 존경하고 있다고 말한다.
두 명장의 하이파이브를 어디서 봤나 했더니 슬램덩크에서 봤던 장면이랑 비슷했던 거였다.


펩의 축구는 오케스트라처럼 우아하고 변화가 많고 짜임새가 좋아서 그의 축구를 구사하고 있는 선수들은 쉴 새 없이 기계의 부속품처럼 움직인다. 반면 클롭의 축구는 헤비메탈처럼 화끈하지만 그의 플레이어들은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부속품이라기보다는 팀과 서포터들을 위해 죽을 각오로 뛰는 병정처럼 보인다. 맨시티의 선수들은 얼음처럼 차갑고 냉정하며 리버풀의 선수들은 한여름 태양처럼 뜨겁다. 펩이 전형적인 지장(智將)이라면 클롭은 덕장(德將)에 가깝다.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펩이 현재 세계 최고의 감독이라는 것에 동의하지만 수년간 계속되어 온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이상한 전술 변화에 대해 비판한다. (펩의 맨시티는 현재 누가 보더라도 굳이 상대에 따라 전술적 변화를 해야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막강한 팀이다. 자신들의 베스트 전술로 상대를 충분히 지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년째 챔피언스 리그 8강, 4강 경기에서 전술적 변화를 꾀하다 탈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하지만 그건 펩같은 사람에 대해 모르고 하는 말이다. 펩에게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완전을 꿈꾸는 사람이고 그의 모든 경기는 완전한 축구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다. 그는 개척자이고 현대 축구 전술의 헤게모니를 쥐고 만들어 나가고 있는 사람이다. 현재 최고의 명장들이라 칭해지고 있는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 텐 하흐 아약스 감독, 미켈 아르테타 아스날 감독 이 세 명의 감독 모두 넓은 의미로 펩의 제자들이다. 펩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끊임없이 실험하고 끊임없이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이다.

반면 위르겐 클롭은 자신이 가진 플랜 A를 세상에서 가장 잘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발전시키는 감독이고 선수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통해 선수들에게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만드는 데 탁월한 리더이다. 일단 모든 팀과의 경기에서 플랜 A로 경기를 시작하되 이 플랜 A가 잘 먹혀들지 않는 경우 유연한 전술 변화나 동기부여를 통해 탁월하게 게임을 이끌어 가는 타입의 감독이다. 그래서 리버풀은 전반전과 후반전의 퍼포먼스가 확연히 다른 경우가 꽤 있다. 클롭 축구의 지향점은 모든 것을 뚫을 수 있는 창을 만드는 것이고 그 단순한 무기를 그라운드에서 가장 잘 펼치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펩의 선수들은 천재성이나 지능이 중요하지만 클롭의 선수들은 적극성이나 체력이 중요하다. 펩의 팀은 만드는 데 엄청난 돈이 들지만 클롭의 팀은 만드는 데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들지는 않는다. 지난 5년간 펩 과르디올라는 선수 영입에 7억 6천만 파운드 (1조 2200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같은 기간 위르겐 클롭은 4억 4천만 파운드 (7100억 원)만 썼다. 선수를 팔아 번 돈을 포함하는 순지출액 기준으로 보면 이는 더 벌어지는데 맨시티는 맨유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리버풀의 경우 겨우 12위이다. *

* : https://www.givemesport.com/1746128-man-utd-liverpool-arsenal-chelsea-every-pl-clubs-net-spend-over-last-five-seasons

 

Every Premier League club's net spend in the last 5 seasons – Liverpool are 12th

Every Premier League club's net spend in the last 5 seasons – Liverpool are 12th

www.givemesport.com



축구는 꿈꾸는 자가 이기는 스포츠이길 바란다. 그래서 펩을 응원한다. 하지만 스포츠란 냉정하기보다 뜨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무엇보다 축구에 있어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위르겐 클롭의 축구가 펩의 축구보다 더 매력적이고 좋다.

 

2015년 도르트문트 감독시절 유벤투스에 3:0으로 대판 깨진 후 백팩을 메고 걸어서 집에 귀가하는 클롭.

 

 

 

 

 

준비운동 OK
플랭크 OK
악력기 OK
스쿼트 OK
팔굽혀펴기 OK
슬로우 버피 OK
만보 걷기 OK
16:8 간헐적 단식 OK

 

두부면 게살 로제 파스타
피자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