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 아스날 = 2:0
이번 시즌 농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매치업이었다.
나는 새벽 5시에 시리얼과 후렌치 파이를 먹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않는다. 않는다.

2000년도에 마이클 오언의 스피드에 반해 유럽축구 빠가 되었고 이후 줄곧 리버풀 FC의 팬으로 살아왔다. 정말 슬프게도 1990년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팀, 리중딱(리버풀은 중위권이 딱), 리빅아(리버풀은 빅클럽이 아니다) 등의 소리를 라이벌 팀 (대부분이 맨유팬들, 역시 해버지 박지성!, 하지만 이젠 맨중딱!) 서포터들로부터 들으며 굴욕의 시간을 보내다가 지금 감독인 위르겐 클롭이 온 이후 환골탈태하여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밥 먹듯이 하는 팀이 되었다. 지금 리버풀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심장이 두근거린다. 위르겐 클롭의 축구는 벵거나 펩의 오케스트라 같은 앙상블이 아닌 헤비메탈과 닮아 있다.
예전에 리버풀의 축구가 개떡같을 때는 유럽축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얘기하다 리버풀의 팬임을 공개하면 다들 '그런 팀을 왜?'라는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봤는데 이제는 리버풀의 팬임을 당당하게 밝히면 축알못 취급을 받는다. 그만큼 강팀 이미지가 생겼고 강팀을 서포트하는 건 누구나 하는 일이라는 편견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딜레마다. 에밀 헤스키, 로비 파울러, 스미체르, 사미 히피아 등이 선수로 뛰던 시절부터 리버풀의 팬이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시 리버풀의 선수들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뭐 딱 그 정도 수준의 스쿼드였으니까. 쳇!
리차드 커티스 각본에 대니 보일이 감독을 한 Yesterday란 영화가 있다. 영화평론가들의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비평에도 불구하고 최애 각본가(리차드 커티스)와 좋은 감독, 그리고 최애 밴드(비틀스)의 만남으로 애정 하는 영화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영화 속에서 앨범 녹음 중이었던 주인공이 꼭 리버풀에 가봐야 한다고 본인 앨범의 제작자를 설득하는 장면이 있는데 제작자는 LA에서는 곡이 안 써지고 리버풀에서는 써지는 지 그 이유를 묻는 장면이 나온다.
"What does Liverpool have that LA doesn't?"
LA에는 없지만 리버풀에 있는 게 뭐지?
"Mo Salah, Cilla Black, Mush peas, Rain."
모 살라, 실라 블랙, 으깬 완두콩, 비

주인공이 가장 먼저 말하는 리버풀의 특이점이 바로 Mo Salah. 이집트의 왕, 킹 파라오, 모하마드 살라다. PL(프리미어 리그) 단일 시즌 최다 득점자 기록(32골)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시즌도 PL에서 득점 1위, 어시스트 2위를 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리버풀 FC의 에이스.

또 이집트 대통령 선거에서 백만명이 제멋대로 후보자로 등록되어 있지도 않은 모하마드 살라에게 투표를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인원 중 48.56%도 민주당이나 이재명이 싫어서 윤석열같은 머저리를 찍을 거였으면 차라리 손흥민에게 투표를 하지 그랬냐? 앙?

도시는 많이 쇠퇴하였지만 역사상 최고의 밴드와 최고의 축구클럽이 있는 도시 리버풀. 죽기 전에 안필드에서 리버풀의 경기를 보고 애비로드 스튜디오 앞 횡단보도는 한 번 걸어볼 수 있을까?
러브 액츄얼리를 보면 극 중 휴 그랜트가 영국의 위대함에 대해 얘기할 때 셰익스피어, 처칠, 비틀즈, 숀 코너리, 해리 포터, 데이빗 베컴의 오른발을 가진 나라라고 말한다. 리차드 커티스가 지금 러브 액츄얼리를 쓴다면 데이빗 베컴의 오른발이 아니라 알렉산더 아놀드의 오른발이라고 하지 않을까?
다시 한 번, 나는 새벽 5시에 시리얼과 후렌치 파이를 먹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않는다. 않는다.
준비운동 | OK |
플랭크 | OK |
악력기 | OK |
스쿼트 | OK |
팔굽혀펴기 | OK |
슬로우 버피 | OK |
만보 걷기 | OK |
16:8 간헐적 단식 | NO (축구중계 보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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